안개곰
전윤호
우산만한 외로움에 호수 걷던 이가
모퉁이 돌아가는 등허리를 보았다지요
무엇이 그리 바쁜지 불러도 돌아보지 않고
슬픈 울음소리만 남겼다지요
종일 종종거려 침침한 눈으로
풍물시장 좌판에서 막걸리 따를 때
이 빠진 사발에 얼비치는 얼굴이
영락없는 곰이었다지요
춘천은 다리가 많아 서러운 도시
한번 잃어버리면 다시 만나기 어렵지요
만천리 어디쯤 갈아엎은 양파밭
기나긴 발자욱이 지나갔다고도 하고
당신이 외면하고 기차를 탄 역 아래로
매립용 쓰레기봉투들 사이에서 잤다고도 하더군요
저마다 먹고살기 바쁜 날들이지만
창문 닫고 불 끄기 전에
골목 한번 돌아봐주기를
당신이 잠든 사이 안개곰은
페달을 밟으며 떠나가고 있어요
Invited by: GUBIN KWO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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